명태의 해독작용

동해바다의 찬 기운과 태백산맥의

눈 속에서 말리는 명태의 신비한 효능

과학문명이 발달하면서 각종 독성물질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농약이 묻어 있는 과일과 채소, 방부제가 들은 가공식품을 먹고 있다. 또 수많은 자동차들이 뿜어내는 매연을 마시며 도로상에서 하루에 한 두 시간을 보내야 하고, 독성이 있는 세제로 목욕을 해야 하고, 살충제가 뿌려진 집 속에서 살고 농약이 뿌려진 정원을 거닐어야 한다.

이런 독성물질이 인체에 섭취되면 간의 작용에 의해 해독된다. 인체 내에서 생리적으로 생산되는 독성물질을 처리하기도 바쁜 간이 외부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독성물질을 매일 처리해야 하니 현대인의 간은 지칠 대로 지쳐있다.

한의과 대학에 다닐 적에 소설 `단󰡐의 실제 주인공인 권태훈 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는데 그때 간에 대하여 하신 말씀을 잊지 않고 있다. 도시사람과 농촌사람은 맥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 도시사람들은 각종 공해에 시달려 40세 이상 된 남자들은 거의가 간이 상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임상에서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혈액검사를 통한 간기능 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는 사람도 간이 부어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은 그냥 넘어간다. 하던 일 다 놓고 공기 좋은 시골로 들어가 무공해 음식만 먹으며 운동으로 소일하라고 해봤자 들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자신의 간을 위해서 하는 일이 하나 있다. 틈나는 대로 마른 명탯국을 먹는 일이다. 감기에 걸려도 먹고, 피곤해도 먹고, 공기 나쁜 곳에 오래 있었거나 독에 노출 됐다 싶으면 북엇국을 먹는다. 명태가 아주 강한 해독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명태가 상한 간을 회복시켜주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독이 인체에 침입했을 때는 해독시켜주는 것이 확실하다.

민간에서 명태를 해독제로 써왔다. 초오라는 신경통 약이 있는데 그 독이 강해서 임금님이 내리는 사약의 재료로도 쓰였다. 그런 강한 독성을 해독시켜주는 약이 명태다. 초오와 명태를 함께 넣어서 다리면 독성은 사라지고 신경통의 약효만 남는다고 한다.

민간에서 사용하는 민약을 잘 사용하는 노인이 한분 계신데 동해바다의 마른 명태로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고 한다. 뱀에 물려 사경을 헤매는 사람에게 마른 명태를 고와 먹여 살린 것은 수도 없이 많고 연탄가스 중독으로 거의 다 죽어 가는 사람도 실오라기 같은 목숨만 붙어 있으면 이 마른 명태가 거뜬히 살려낸다고 한다. 뱀독, 연탄가스뿐만 아니라 농약 중독, 지네독, 벌독, 심지어는 방사는 오염 물질도 해독해낸다고 한다.

그 말을 믿은 재일교포는 히로시마 원자탄 폭발로 방사능물질에 오염되어 죽어가던 동생을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동해바다의 마른 명태로 살려냈다고 한다.

가까운 한의사 친구도 명태의 해독효과를 경험했다고 한다. 일요일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 동생 방에서 신음소리가 나더란다. 놀라서 달려가 보니 동생이 사지가 뒤틀리면서 넘어져 있어 자초지종을 물어 보니 초오가 들어있어 3알만 먹어야 하는 소화제를 다른 약처럼 30알을 먹었단다. 집에 약이 없어 난감해 하다가 명태가 생각이 나서 명태를 구해다가 끓이는 둥 마는 둥 하여 그 국물을 먹이니 뒤틀린 사지가 스르르 풀리면서 한숨을 쉬더란다.

이 처럼 마른 명태가 해독작용이 있는 것을 한의학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대개 독은 뜨거운 성질이 극한 것이다. 벌에 쏘인 자국을 보면 빨갛고 뜨겁다. 뱀에 물리면 처음에는 열이 나다가 나중에는 몸 전체가 붉은 반점으로 덮이며 퉁퉁 붓는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독은 뜨겁다는 것을 말해 준다.

뜨거운 것은 차게 해주면 중화가 된다. 그것이 해독작용이다. 불은 물로 끌 수 있듯이 동해바다의 차가운 기운을 받고 사는 북어가 뜨거운 독을 해독할 수 있다.

마른 명태가 좋은 것은 차디찬 태백산맥의 눈 속에서 말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동해바다의 마른 명태가 가장 좋은 이유는 천하를 통일하고 마지막으로 가지고 싶어 하던 불로초를 만드는 영묘한 정기가 쏟아져 내리는 한반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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